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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의 후흑학, 한국 미래학의 태동과 성장
학문의 한 종류라 참칭하는 ‘미래학’의 바람이 거세다. 차마 학문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함에도 무럭무럭 자라나 이 시대의 총아로 성장했다. 여기에 명함을 내밀지 못하면 행세도 못할 정도이며 추세로 보아 ‘미래한림원’이 곧 설립된다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게 ‘미래학’의 기세다. ‘학’이란 이름을 붙이기에 민망할 정도이지만, 스스로를 ‘학’이라 참칭하는 바, 그를 존중하여 필자도 ‘미래학’이라 호칭하며 이에 대한 ‘찬가’를 한번 불러 보기로 하겠다.

이 미래학은 원래 비인부전이었을지도 모른다. 워낙 비밀스럽고 고수들 사이에서만 전해내려오는 비기와도 같았다.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들의 학맥 중 하나가 2000년대 초반에 드러나면서부터였다. 당시 여당 핵심 중 하나였던 이모씨가 그들의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번역 도서 한 편에 추천사를 써주면서였던 듯 하다. 이모씨를 필두로, 제법 많은 정관계 인사들과 몇몇 언론사 데스크들이 모여 이 비기가 우리나라의 명운을 좌우할 나침반일 거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미래학자들과 함께 국제 학회 하나를 창건하기에 이른다.

사실, 이 학문은 박정희 대통령 때의 산업화를 견인한 후 실전되다시피했던 비기였었다. 한동안 잊혀졌던 비기를 전수받은 후학들이 있어 2000년대 초반에 재등장한 것이다. 워낙 베일에 쌓여있던 학문이다 보니 학인들의 면면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비기와 무관한 전공자인양 위장하여 생활할 정도였다. 이때문에라도 전형적인 비인부전의 학문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아니다를까 비인부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역술인으로 위장한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래학’의 국제 학회는 학회의 골격을 갖추어 학술위원회를 구성한데 더해, 정경관언이 합심하여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전무후무한 작업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이 국제 학회는 다른 학회들과 좀 다른 게 비인부전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때문인지 학술회의가 별도로 없고 학술지도 정기적으로 발간하지 않는다. 학회 사무국조차도 찾기 힘들다. 시시때때로 ‘너섬’에서 이뤄지는 학술 컨퍼런스만이 공개 학술 행사였을 뿐이다. 이 컨퍼런스는 언제나 불시에 예고됨에도 정경관언 주요 인사들이 아낌없이 시간내어 축사와 토론에 참여하는 일이 잦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학술행사 중 하나였었다.

그리고 이들은 박근혜 정부 들어 음지를 벗어나 양지로 도약하기에 이른다. 각계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힘을 모아 대한민국 미래 예측하는 보고서를 발간하기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새 밀레니엄을 맞이해 세계적인 우리나라 미래석학들이 주요 공공 기관, 공기업과 국가 및 기업의 인재 교육과 비전 수립에 힘쓰며 미래학 대중화의 물꼬도 드디어 터졌다.

비근한 예로, 한국전력 임직원 국외 연수 과정을 위시하여 여타 공기업과 사기업 미래학 강연 연사로 이들이 경쟁적으로 초빙될 뿐더러, 2016년 하반기를 화려한 불꽃놀이로 장식한 모 재벌 그룹사도 이들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을 정도다. 뒤늦게 이들을 흠모하며 질시하던 지방의 한 대학에서 미래학대학원을 만들어 추격하고 있지만, 격차가 워낙 커서 따르지 못하다보니 독자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이 미래학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하기 위해 ‘사심’을 버리고 노력 경주하고 있다. 이들이 재등장하며 먼저 관심을 가진 게, 하필이면 필자의 전문 분야와 맞닿아 있는 ‘배터리’, ‘배터리 전기차’와 같은 에너지 분야였다. 필자는 아둔하고 미천하여 20년 이상을 해도 잘 모르겠음에도 불구하고 미래학자들은 이공계 기초도 없이 ‘웹 사유 실험’과 ‘웹 사유 학습’을 통하여 필자의 20년 연구와 학습 쯤은 한두 해만에 초월해 버리는 놀라운 학문적 성과까지 얻어냈다. 이는 머신러닝이 미래학자들의 뇌기능을 강화시켰다할만한 수준이며 모세가 십계를 얻은 성취에 비길 수 있다 하겠다. 그래서, 필자가 경험칙으로 만든 에너지 밀도 ‘5%의 법칙’쯤은 웃어 넘기고 조만간에 올 배터리와 배터리 전기차 혁명을 예언하는 무서운 예지 능력까지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들의 예언은 일개 웹 커뮤니티 댓글에도 자주 인용될 정도로 대중화가 잘 이루어져 있다.

저 남쪽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은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석학을 배터리 전기차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 중 하나로 초빙하여 그의 조언을 깊이 새겨 들어 도정에 반영하였으며, 우리나라의 한 이차전지 제조사는 이 미래학석학을 세계 최고의 배터리 및 배터리 전기차 전문가로 초빙하여 회사 제조 라인과 현황을 아낌 없이 보여주며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그 결과, 저 지방자치단체와 이차전지 제조사는 배터리와 배터리 전기차 쪽으로 ‘핫 이슈’로 등극하는 눈부신 성과를 얻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의 에너지 신산업 정책도 이들이 제안한 대로 가고 있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부처 고위 공직자도 이들과 오랜 교류를 통해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믿음으로 수천 억 예산 투입을 흔쾌히 결정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나 아쉬운 점을 들자면, 2016년 하반기에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갤럭시 노트 7 이상발화 사태의 전문가 조언 그룹 중 하나로 저 미래학석학이 참여했었으면 삼성그룹의 근심이 덜해졌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아쉽게도 명단에 빠져 있다.

이 석학급 미래학자들은 재생 에너지에 더하여 창의적 사고를 설파할 대상국으로 우리나라를 점지한 것은 더할나위없이 기쁜 일이라 평할 수 있겠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우리나라를 극찬했다는 그 전설 같은 일이 실체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성과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수도권 한 곳, 지방 한 곳 등 몇 곳을 점지하여 수조 원의 민관 펀딩을 받아 친환경 에너지와 창의적 사고를 위한 마을을 만들려는 준비도 차근차근 되고 있다. 이미 참여 정부 때부터 정경관언이 지원하고 여당 핵심 관계자가 같이 진행하던 차에 ‘예상치 못한’ 금융위기(미래학으로도 예측 못한 유일한 천재지변이었다고 평할 수 있겠다)로 인해 좌절되었지만, 이번 정부에 들어와 미래학자들이 다시 모여 미래창조과학부까지 만들어 노력하고 있으니 다음 정권 초에 좋은 일이 있을 듯 하다. 미래학자들이 헌신적으로 사심을 버리고 박근혜 정부 수립에 특별보좌관으로 참여하여 견마지로를 다하며 희생한 덕분에 우리나라는 명운을 좌우할 ‘4차 산업 혁명’에 매진할 수 있는 기틀이 갖춰졌다(정말 이렇게까지 사심이 없는 집단은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무할 것이라 평할 수 있다). 머지 않아 우리나라는 세계 초일류국으로 거듭날 것이며 재생에너지 100% 발전의 위엄이 달성케 될 것이다.

찬가는 여기까지다.

◆ 미래학자, 그리고 4차 산업 혁명

앞서 이야기한 비인부전의 미래학자들을 위시하여,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 혁명 전도사를 자처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4차 산업 혁명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세상이 왔다. 유명 서점의 베스트셀러 책장을 보면 빠지지 않고 꽂혀 있는 게 4차 산업 혁명 관련 도서다. 이미 그들은 4차 산업 혁명은 가짜며, 허구일거라는 말이 과학자, 전문가 그룹에서 쏟아져 나올 거란 ‘예언’ 아닌, 시쳇말로 ‘선빵’을 여기저기 날리며 다니고 있다. 과학과 다른 전문 분야도 ‘사유 학습’을 통해 도가 튼 후 과학과 각 전문 분야의 대중화에도 매진하는 자기네들이 유일한 진짜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는 초기 우리나라 미래학자들이 ‘미래학’이 재등장한 2000년대 초반에 기존의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이 시대의 후흑학인 미래학을 ‘가짜’, ‘허구’라 하고 자기네들을 사기꾼이라 할 것이라며 설레발을 치던 때를 바로 연상케 한다.

그럼 무얼 가리켜 이들은 4차 산업 혁명이라 이야기하는 걸까?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스마트 공장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어떤 형태로든 ‘제조혁신’이 일어난 상황을 가리키고 있다. 무인공장, IoT 적용된 제조시설이 그 예이다. 이는 혁신적인 제품이 등장하고 개발됐다기보다 전례없는 제조혁신으로 무인 제조 세상으로 바뀔 듯이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와 함께 메이커의 시대가 열릴 거라 전망하고 있다. 무인 공장과 더불어 개개인이 산업가가 되는 시대가 열리며 제조의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말이다. 그런데 산업혁명이란 게 이런 걸 이야기하는건가? 그나마 제조혁신을 제외한 문화융성 등 전 분야를 갖다 붙인 4차 산업 혁명은 그냥 이현령 비현령 수준에 불과하다 볼 수 있는데다 제조혁신 정도로 산업혁명이라 하는 건 정말 곤란하다.

과거의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때를 보면, 증기기관의 등장, 전기의 상업화, 인터넷 대중화, 재생에너지, 수소 경제, 배터리 전기차 등이 각기의 1, 2, 3차 산업혁명을 이끌었다 주장하고 있는데, 적어도 증기기관의 등장, 전기 상업화까지는 세상을 경천동지할 정도로 바꾸었다는 면에서 수긍할만 하다. 하지만, 인터넷 대중화, 재생 에너지, 수소 경제가 과연 전기 상업화와 별개로 떼내어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인가는 필자로서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게다가, 지나고 보니 그 시절이 산업혁명이라 할만한 시기였구나 싶은 것이지 선제적으로 다음 산업혁명을 일으키자는 운동이나 모토가 제대로 된 적이 있나 싶기도 하다.

결국 앞서의 미래학자들이 그동안 이야기해온 것들이 속칭 ‘3차 산업 혁명’ 등 경제학자 일부가 주장해온 것을 뒤늦게, 그리고 시의부적절하게 이야기한 수준에 불과하고 전문성 없는 코스프레 수준의 가짜 석학들이 지네들은 과학자와 전문가와 다르며 우월함을 강변하기 위해 내세운 게 아닌가 싶다. 니네들(과학자와 전문가)은 고리타분하게 현재에 얽매여 하루하루를 살지만, 지네들(미래학자)들은 저 먼 미래를, 눈을 들어 조국의 미래를 늘 가슴에 두고 열정적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주장인게다. 사실 이들의 시작은 3차 산업 혁명이란 모토와 함께 시작했고 이제는 4차 산업 혁명으로 갈아 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2000년대 초반 주장이 지금과 얼마나 잘 맞을까? 그리고 이들이 예견하는 10년 후의 미래는 적중할 수 있을까?

산업혁명은 선제적이기보다 우리가 그 혁명의 소용돌이를 무사히 건넌 후에야 우리가 혁명적인 시기를 지났구나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하물며 산업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가릴 것 없이 먼저 혁명을 부르짖은 자들은 열이면 열 다 용감한 바보이거나 사기꾼이었다. 그 또한 지난 후에야 그때가 혁명이었구나 하고 역사가 평가하였다. 그리고, 적어도 다음 산업혁명이라 칭할만한 것은 전기 상업화를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산업을 지배할 때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때가 되면 다음 산업혁명이 올 것이다. 그렇다 해서, 과거의 전기 상업화를 넘어설만한 산업혁명이 이번 세기 안에 올 지에 관해서는 예측하고 예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용감한 바보이거나 사기꾼이 아닌가 싶다. 사실 미래학자와 대척점에 있는 게 과학자와 전문가 집단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 하루, 지금도 여기저기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연구와 기술 개발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고 그 자체가 미래가 될 것이지만 정작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학자와 전문가 집단도 다음에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장담 못하는 마당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그들은 우리가 미래에 뭘할지 시간여행으로 보고 온 듯 확언하고 확신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과학자와 전문가가 미래학자의 마리오네트일 까닭이 없으니 말이다. 미래학자들은 자신들이 스티브 잡스라도 된 양 미래를 이야기하고 논한다.

당신이 과학자라면, 그리고 산업에 조금이라도 연관된 일을 하는 전문가라면 4차 산업 혁명이란 과장된 허구와 허명에 휩쓸리지 않는 게 좋다. 이미 우리나라의 미래학도 3차 산업 혁명의 열화된 복사본이었음을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다. 미래학과 4차 산업 혁명 전도사들은 과학자와 산업 전문가 앞에선 목소리 높이지 않으며, 정경관언과 일반 국민 앞에서 일천한 학문을 밑천 삼아 ‘가짜 석학’ 행세하며 과학 대중화 운동과 함께 4차 산업 혁명을 역설하고 설파하고 있다.그리고 이야기한다. 전문가란 게 별 게 아니다. 당신도 내가 쓴 이 책 한 권(자기 이야기는 하나도 없이 웹 클리핑 수준에 불과한)만 읽으면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말이다. 내가 전문가들도 못하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과 전문지식’을 책으로 만들었다. 이 책을 보면 지금은 ‘4차 산업 혁명 전야’라는 게 확연히 이해될 것이다라며 핏대를 세우며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역사적으로 무모한 선동이 혁명을 이끌어낸 적은 없다. 다만, 파국을 가져왔을 뿐이다.

아직, 다음 산업혁명은 오지도 않았고 올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허구의 모토를 내세울 바엔 간판과 모토 없는 정책 추구가 외려 바른 길이다. 문하우젠 남작 같이 과장된 허풍을 떨다가 속절 없이 무너지는 이번 정부의 제조혁신 3.0과 미래학놀음을 반면교사 삼아 미래를 차분히 대비하여야 한다.

우려되는 것은 ‘찬가’ 부분에 언급한 정경관언과 미래학의 결속이 워낙 단단하여 누구도 쉽게 흔들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혼돈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 대선 때도 깊은 고민이 없는 대선 후보일수록 4차 산업 혁명의 기치를 드높일 것이다. 역설적으로 4차 산업 혁명 모토는 대선 후보 검증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혼돈의 시대일수록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당신이 과학자와 전문가 집단에 속해 있다면, 다음 정부는 4차 산업 혁명이란 허명, 허구, 허상의 늪에 빠지지 않은 쪽의 손을 들어주는 냉철함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전문가와 과학자, 당신들이 마지막 희망이다.

[박철완의 IT 정담] 비밀의 학문 미래학, 그리고 4차 산업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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